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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 우체통과 달봉이

by dalbonga 뭐하니! 2025. 4. 3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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📮 

솔다박 마을에선 달빛 우체국이 조용히 사라진 다음 날, 마을 언덕 위 오래된 나무 옆에 작은 바람 우체통이 놓여 있었습니다.

누가 언제 가져다 놓았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, 우체통 옆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종이쪽지 한 장이 붙어 있었죠.

달봉이와 바람 우체통
붙이지 못 한 흔들리는 종이 한장

“마음속 말을 바람에 띄워보세요. 읽히지 않아도 괜찮아요. 전해질 거예요.”

 

🍃 바람에게 말하는 편지

달봉이는 가만히 앉아 우체통 앞에 앉았습니다. 그리고 조심스럽게 마음에 묻어둔 말을 적기 시작했죠.

 

“엄마, 나 잘 지내고 있어요. 당신이 좋아하던 청보리는 여전히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.”

 

그 편지를 넣고 돌아서려는 순간, 우체통이 아주 살짝 흔들렸습니다.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건— 오래된 편지 한 장이었죠.

💌 서로 엇갈린 마음들

달봉이는 그 편지를 조심스럽게 펼쳤습니다. 글씨는 오래돼 흐릿했지만, 문장은 또렷했습니다.

“그날 미안했어. 더 많이 안아줄 걸. 다음 생에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, 꼭 웃으면서 말해줘. ‘괜찮았다고, 따뜻했다고, 사랑했다고’.”

 

그 편지는, 바람을 따라 전해졌지만 누군가에게 닿지 못한 말이었는지도 몰라요. 그래서 바람 우체통은 오늘도 그런 편지들을 대신 들고 마을 이곳저곳을 살금살금 돌아다닙니다.

🌌 밤이 오기 전,

달봉이는 다시 우체통 옆에 앉아 작은 종이와 연필을 놓아두었습니다.

누구든, 말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면 언제든 이 바람 우체통을 찾아오라고요.

그리고 작게 적었습니다.
“읽히지 않아도, 전해지지 않아도, 마음은 결국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가니까.”

 


📘 달봉이와 바람 우체통 – 끝

다음 편 예고: 《달봉이와 종이별 정류장》 “편지들이 모이는 곳, 종이별 정류장에서 달봉이는 잃어버린 시간표를 찾게 되는데…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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