🌾 어느 날 들판에서
초봄의 솔바람 마을. 바람은 한결 따뜻해졌지만,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.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어느 날부터 같은 노래 한 구절을 흥얼거리기 시작했죠.
“들꽃이 진 길 따라… 노란 새가 울던 날…”
하지만 이상한 건, 그 다음 가사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.
🧓 마을 어르신들의 기억
할머니, 할아버지들조차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습니다.
“글쎄… 예전부터 부르던 노래인데… 나도, 다음 구절이 뭐였는지 모르겠구먼…”
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노래를 흥얼거리던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의 오래된 기억을 잃기 시작했어요.
어릴 적 일, 소중한 사람의 이름, 마당에 심은 꽃 이름까지…
🚶 달봉이의 결심
마을 어르신 중 한 분이 조용히 달봉이에게 말했죠.
“그 노래… 들녘 너머에서 시작되었다는 얘기가 있어. 아주 오래 전, 마을과 마을을 잇던…
‘기억의 바람길’ 말이야.”
달봉이는 결심했습니다. 기억을 되찾기 위해 들녘 너머로 혼자 걷는 길을 떠나기로.
🍂 들녘의 비밀
해가 질 무렵, 달봉이는 오래된 언덕을 넘어 바람이 머무는 평지에 도착했어요. 거긴 아무도 없었지만 바람 사이로 어렴풋이 그 노래의 뒷부분이 들려왔습니다.
“노란 새의 깃털 따라… 잊힌 이름 하나 피어나네…”
🎶 노래의 정체
그 노래는 이 마을 사람들의 기억이 모여 만든 노래였습니다. 기억들이 들녘에 쌓이면 바람이 지나가며 그걸 노래로 바꾸는 것. 하지만 사람들이 바쁘고 무심해진 이후, 들녘엔 기억이 더 이상 모이지 않았고 노래는 멈춘 채 맴돌고 있었던 것이죠.
📜 달봉이의 작은 행동
달봉이는 돌아오는 길, 들판에 작은 바람개비 하나를 꽂았습니다. 그리고 그 아래에 메모를 붙였죠.
“그리운 사람이 있나요?
기억을 들려주세요. 이 바람이 노래로 만들어 줄 거예요.”
며칠 후, 들판 위엔 작은 쪽지들이 하나둘 매달리기 시작했고 바람은 다시 노래를 이어 부르기 시작했습니다.
🌌 마무리 장면
달봉이는 집 마루에 앉아 오랜만에 듣는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조용히 감나무 아래 귀를 기울입니다.
“들꽃이 진 길 따라… 노란 새가 울던 날…
깃털이 날린 곳에… 우리가 남긴 이름들…”
그날 밤,
마을 방송에서는 오랜만에
완전한 노래 한 곡이 흘러나왔습니다.
✨ 다음 편 예고!?
🌕 《달봉이와 달빛 우체국》
밤 11시에만 문을 여는 작은 우체국. 이곳에 도착하는 편지는 모두 ‘마음에 닿지 못한 말들’.
달봉이는 그 편지를 읽고, 대신 전하기 시작하는데…